빠르게 결과를 내는 것과 개인적으로 내공을 쌓는 것은 다른 게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재 축적의 시간을 스스로 믿고 견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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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 김정운 - 교보문고

김정운 교수의 '에디톨로지'라는 책을 좋아해서 여러 번 읽었다. 하늘 아래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새롭게 연결하는 것이 창조다가 핵심 주제다.

하지만 새롭게 연결하기 위해서는 소재가 필요하고 그 소재에 대한 생각도 있어야 한다. 뭔가 갖춰야 할 것이 많아야 할 것 같다.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사람들은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깨달은 것처럼 보였고 여기저기서 인문, 인문 거렸었드랬다. 그런데 그 열풍은 꽤 빨리 식었다. 인문학을 공부했다고 갑자기 경쟁력이 생기지 않으니, 교양으로 소비되고 끝났다.

AI 시대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만드는 건 AI가 하니까, 인간은 더 본질적인 것을 해야 한다." 맞는 말이다. 본질적인 것을 찾아내는 것은 원래 어려웠다. 그러니 계속 본질을 강조하는 것이다.

"본질적인 것" 이란 것이 뭘까?어렵네. 어려워

본질 - 뭔가 거창하고 깊은 것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그걸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고, 찾지 못하면 뒤처지는 느낌이 든다.

그냥 오늘 문득 생각은 다음과 같다.


모든 일의 시작은 바로 나다. 내가 시작점이자 근원이다.

본질적인 것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나의 생각, 나의 행동 즉 순간순간을 대하는 내 태도다.

AI 시대에 나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가?

문제와 현상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개념들을 엮어 보고, 시도해 보고, 모르면 공부하고, 항상 작은 결과물을 만들어 마무리하는 태도를 가진다.


돌고 돌아 결국은 나다. 나의 태도로 귀결이 된다. 다양한 창조를 하려면 나부터 다양한 소재로 머릿속을 채우고, 멀리 떨어져 있는 지식들을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AI는 조합 자체를 무한히 해줄 수 있다. 내가 잘 연결된 Input을 제대로 줄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AI는 거울이다에서도 느꼈듯이, AI는 내 편향을 강화하기도 하므로 열린 태도로 소재를 모아야 한다.

소재를 잘 연결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여기서 불안함이 생긴다.

속도가 정답인 것 같은 시대에 눈에 보이지 않는 내공이 쌓으려니 불안하다.

한동안 이 혼란 속에 있었는데, 최근에야 이게 잘못된 질문이라는 걸 느꼈다.

빠르게 결과를 내는 것과, 개인적으로 천천히 내공을 쌓는 것은 다른 게임이다.

다른 게임인데 같은 잣대로 재고 있었으니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다만, 재료를 모으는 과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성과도 없고, 진척도 없어 보인다.

그래서 스스로 그 가치를 믿어야 한다.

솔직히 이게 제일 어렵다. Claude가 본 나에서 확인했듯이,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행동하는 것이 불안감을 낮춘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을 견디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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