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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가토 스트림 덱 네오
키보드에서 손을 떼기 싫은 사람에게 스트림 덱은 결국 보기만 좋은 떡이었다. 궁합이 안 맞는 걸 인정하고 당근에 올렸더니, 초보 판매자와 초보 구매자의 쿨한 만남이 이루어졌다.
자동화와 매크로라면 자다가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나.
그런 내가 오랫동안 호시탐탐 노리던 물건이 있었으니, 바로 엘가토 스트림 덱이었다.
냉정히 보면 그냥 버튼 달린 박스인데, 그놈의 '데스크 테리어' 감성과 '무한 매크로'라는 수식어 때문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질러버렸다.
스트림 덱을 사면 정말 업무 효율이 올라갈까?
그런데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다.
나조차 잊고 있었던... 나는 키보드에서 손을 떼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야심 차게 아이콘 세팅도 하고 매크로 등록도 마쳤지만, 정작 내 손은 스트림 덱 근처에도 안 간다.
말 그대로 '보기만 좋은 떡'이었다. 궁합이 맞지 않는 녀석임을 인정하기까지 꽤 걸렸다.
결국 "더 놔두면 똥값 된다"라는 진실을 받아들여서, 그대로 당근 마켓에 올려버렸다.
당근에서 초보 판매자와 초보 구매자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올리자마자 바로 구매 연락이 왔다.
이때부터 소심한 걱정이 시작됐다. 어제까진 잘 됐는데 갑자기 안 켜지면 어떡하지? 책상위에서만 있던 놈인데 안되면 어떡하지?
물건에는 문제가 없지만,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까봐 불안한 마음에 구매자에게 물었다.
나 : "혹시 모르니 제가 노트북 챙겨가서 직접 동작 확인 시켜드리겠습니다"
구매자 : "아이, 되겠죠. 안 가져오셔도 돼요~"
첫마디부터 범상치 않은 쿨함이 느껴졌다.
약속 시간, 정성스레 먼지를 닦고 원래 박스에 예쁘게 포장해서 나갔다.
그런데 이분, 물건 상태를 확인하기도 전에 대뜸 묻는다.
구매자 : "계좌번호 알려주세요."
나 : "아니, 그래도 물건을 확인은 해보셔 하지 않을까요?"라고 소심하게 물었더니...
구매자 : "되겠죠! 감사합니다~!"
그러고는 입금 확인 물건 교환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셨다.
잠깐 동안 멍하니 생각했다.
혹시 서로 알아본 걸까? 고수가 고수를 알아보듯이, 초보가 초보를 알아본 것일까? 뭐 쿠키 싸게 사는 법을 조사할 때도, 로또 자동 구매 결과를 체크할 때도 이런 소소한 재미가 있어야 살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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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초보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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